
님들 주재원 수당으로 얼마 받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주재원 보상 관련해 재밌는 글을 발견했다. 유럽에 주재원으로 나왔는데 원래 본국에서 받던 연봉보다 3만 불 정도 적게 받고 있다는 글이었다. 3만 불이면 환율에 따라 다르지만 4천만 원이 넘는 돈이다. 보통 주재원으로 나가면 본국에서 받는 급여 외에 주재 수당이 더 붙어서 오히려 전체 보상액은 올라간다. 그런데 돈이 오히려 깎였다니. 그것도 1-2백만 원도 아니고 4천만 원이면 국내 대졸 초임 연봉 정도 되는 금액이다. 아마 보통의 국내 회사라면 난리가 날 상황이다.

그런데 재밌는 건 글쓴이의 반응이다. 연봉이 깎여도 유럽에서 사는 게 생활비 수준을 고려했을 때 삶의 질이 더 낫다고 만족한다. 어떻게 된 일일까? 알고 보니 글쓴이는 한국 회사가 아닌, 미국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었다. 그리고 글쓴이가 원래 살던 미국 도시는 물가 수준이 높아 생활비가 많이 들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이런 경우 생활비가 저렴한 유럽의 도시에서 사는 것이 연봉이 깎이더라도 훨씬 경제적으로도 만족스러운 선택이 된다.
글쓴이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건 '주재원 수당은 단순히 본국에서 받는 보상에서 플러스(+)되는 개념이 아니라, 주재원이 파견되는 국가의 생활비 수준을 반영해서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이다. 이런 현상을 이해하려면 주재원 보상이 책정되는 기본 접근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주재원 보상 책정의 기본 접근법
글쓴이가 다니는 회사는 주재원 보상을 책정할 때 '본국 급여 밸런스 접근법(Home-Country Balance Approach*)'을 취했을 것이다. 본국 급여 밸런스 접근법의 기본 전제는 ‘동일 구매력 보상(NO GAIN, NO LOSS)’이다. 본국에서 받는 급여 가치 대비 주재국에서 받는 급여 가치를 동일하게 유지하겠다는 관점이다. 즉 본국 대비 더 받는 것도 없고, 덜 받는 것도 없게 하겠다는 접근이다.
*Home-Country Balance Approach, Balance Sheet Approach라고도 한다
본국에서 받는 급여를 바탕으로 파견국의 생계비(일상적인 생활에 필요한 음식, 의류, 가구 등 구매 비용) 수준을 고려하여, 추가로 필요한 금액만큼만 수당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본국 급여에 단순히 수당을 더해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파견국의 '생계비 수준'을 고려해서 '필요한 만큼만' 지급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300만 원 급여를 받는 사람이 미국과 베트남으로 각각 파견을 간다고 가정해 보자. 한국의 빅맥은 5,000원인데 미국은 8,000원, 베트남은 3,000원이라고 가정하자. 한국에서는 300만 원으로 빅맥을 600개 사 먹을 수 있지만, 미국은 375개 밖에 못 사 먹는다. 반면에 베트남에 가면 무려 1,000개(!)나 먹을 수 있다. 동일 급여를 받아도 국가별 물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이처럼 국가별 물가 수준에 따른 유불리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본국 급여 밸런스 접근법을 취하는 것이다. 파견국의 물가 수준을 고려해 본국 급여에 수당을 추가하기도, 반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도입 부분의 글쓴이 사례처럼 하락할 수도 있다¹
'본국 급여 밸런스 접근법'이 아닌 다른 접근 방법으로는 '본국 급여 플러스 접근법(Home-Country Plus Approach)'이 있다. 본국 급여에 일정한 금액을 플러스해주는 것인데, 국가-도시별 물가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일정액의 금액을 더해주는 방식이다. 계산이 단순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국가별 물가 수준을 고려하지 않아 앞서 봤던 빅맥 사례처럼 국가별 유불리 발생에 따른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국내 기업도 과거에는 '본국 급여 플러스 접근법'을 취했다². 해외에 나가서 고생하니 넉넉히 챙겨주자는 정서가 팽배하던 1990년대 주로 택했다. 하지만 글로벌 사업 확장에 따른 주재원 규모 증가, 비용 효율화 이슈 등이 겹치며 점차 '본국 급여 밸런스 접근법'으로 변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본국 급여 밸런스 접근법의 단점
① 데이터 구매 비용
그렇다면 '본국 급여 밸런스 접근법'의 단점은 무엇이 있을까? 국가별 물가 수준을 감안해 지급되는 수당을 계산하려면 국가별 물가 수준을 조사한 신뢰할만한 자료가 있어야 한다. 국가 내에서 도시별로 물가 수준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면(서울과 지방의 물가 수준을 생각해 보자) 단순히 국가별 데이터가 아니라 국가의 도시별 데이터가 필요해진다.
거기다 주재원의 파견국에서의 생활수준은 통상적인 현지 사람들의 수준보다 높기 마련이다. 해당 국가에서 발표하는 물가 지수나 자료들은 자국 국민들의 평균적인 결과값이다. 주재원의 생활 수준을 책정하기 위한 자료로는 적합하지 않다. 결국 본국 급여 밸런스 접근법에 의해 해외주재원 수당을 책정하려면 이런 일련의 조건들(주재원의 생활패턴에 맞으면서도 해당 국가의 도시별로 조사된 데이터)을 만족하는 자료가 있어야 한다.
Numbeo 같은 무료 사이트를 참고할 수도 있지만 데이터 신뢰도가 낮다. 신뢰도를 확보하려면 국가별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회사들을 활용해야 한다. Mercer, Korn ferry 같은 글로벌 HR 컨설팅 기업이나, ECA 같은 기업에서 필요한 자료를 전문적으로 제공한다. 매년 정기적으로 조사를 실시해서 자료를 업데이트한다.

문제는 금액이다. 1, 2개 국가라면 모르겠지만 만약 주재국이 많고 매년 업데이트를 실시한다면 부담되는 금액이 나올 수 있다. 기업 규모와 운영하는 주재원 수에 따라 금액이 다르겠지만 매년 구매하기에는 고민되는 것도 사실이다.
② 산식의 복잡성에 따른 수용도 저하
본국 급여 밸런스 접근법은 정교하다. 단순히 국가의 물가 수준이 아닌, 국가의 도시별 물가 수준을 고려하기에 기업 입장에서는 과도한 금액 지출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계산하는 방식이 다소 복잡하다. 기본적인 계산법은 아래와 같다.
1. 본국에서 받는 급여 중에 주택비, 저축분을 제외한 생계비 금액을 먼저 계산한다.
2. 주재국과 본국의 생계비를 비교해서 추가 금액을 결정한다.
3.Hardship(Qol), 파견 프리미엄 등을 합쳐 최종적인 주재원 수당을 결정한다.
단순화해서 설명한 까닭도 있지만, 사실 한번 들었을 때는 주재원 수당이 책정되는 구조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 이해한다고 해도 실제로 내 통장에 꽂히는 금액이 어떻게 계산되는지 알기 쉽지 않다.(당연히 산식은 비공개다) 그렇게 되면 내가 받는 금액이 많은지 적은 지 판단이 잘 되지 않는다. 그리고 대체로 사람들은 회사에서 받는 돈을 부족하다고 여긴다.(나도 그렇다) 그러니 주재원 입장에서는 '주재원 수당이 적은 것 아니야?'라는 불만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된다.
물론 주재원의 불만을 단순히 본국 급여 밸런스 접근법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하지만 '내가 받는 주재원 수당이 어떻게 책정된 거야?'라는 질문이 들어왔을 때 HR입장에서 하나하나 설명하기 어려울뿐더러, 이런 복잡성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의 한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자신이 받는 수당에 대한 수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1. 개인적인 생각으로 급여 하락을 받아들이며 주재원을 나갈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싶다. 특히나 옛날과 달리 주재원 인기가 없는 상황에서는. 생계비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2. 웹에서 찾을 수 있는 자료는 2017년 머서 조사결과다. 당시 결과에 의하면 해외글로벌 기업의 70%가 본국급여 밸런스 접근법을 채택하고, 국내기업은 45%만이 이를 채택했다. 8년 전 조사결과인 점을 감안했을 때 지금은 훨씬 많은 기업이 본국 급여 밸런스 접근법을 채택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Mercer, <글로벌 정책조사 기반 해외주재원보상 비용합리화 방안>, 2017.05.01,
https://www.mercer.com/ko-kr/insights/total-rewards/talent-mobility-insights/global-policy-research-based-on-expatriate-compensation-cost-rationalization-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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