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부터는 해외 인사 업무를 하게 됐다. 부서에 새로 합류하고 최근까지 굵직하게 다루고 있는 업무는 해외 주재원 제도 개편이다. 해외주재원 제도의 A to Z를 개편하는 일이다. 선발, 육성, 보상 등 운영 프로세스 전반을 개선하는 업무이다. 대략 2달 이상 이 업무에 에너지를 쏟고 있다. 프로젝트 끝이 슬슬 보여서 그동안 업무를 하며 새로 배운 점, 일하며 들었던 생각을 정리해 볼 생각이다. 몇 달 동안 해외주재원 제도 개선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스스로에게 하지 않았다. 이를테면 이런 질문.
해외주재원은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
너무나 당연하고 쉽다고 생각해서 공개적으로는 아무도 하지 않는 질문이다. 왜냐면 이미 조직에서 주재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니까. 다들 운영되는 현상에 집중하지 왜 필요한지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 보니 가장 기초가 되는 질문에 대해서 합의된 정의가 조직 내에 없는 상황이다. 주재원 제도 개편 담당자로서 스스로라도 기초적인 질문에 대해 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어렴풋이 중요하다고 느꼈지만 시간에 쫓겨 고민하지 못했던 질문에 대해 하나씩 스스로 묻고 답해보자.
1. 해외주재원의 정의
내가 생각하는 해외 주재원의 정의는 이렇다.
"본사(HQ, Headquarters) 구성원 중 다른 국가에 파견되어 부여된 미션을 수행하는 사람"
국내에서 흔히 말하는 주재원은 한국 본사 소속으로 채용되어 근무하다가 타국가에 있는 해외 법인에 파견되어 근무하는 사람을 말한다. 여기서 기본 조건은 '본사에 채용되어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
해외 사업은 보통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다가 새로운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시작한다. 본사에서 대부분의 자원이 투입되기에 초반에는 본사의 통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즉, 주재원의 핵심 역할 중 하나는 본사와 법인의 가교 역할이다. 그렇기에 본사의 정책과 일하는 방식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 다시 말해 본사에서 일해본 사람이 해외 주재원으로 파견을 가게 된다.
글로벌 인사의 교과서와 같은 <International Human Resource Management(이하 IHRM)>의 주재원 정의도 비슷하다. IHRM에서는 주재원을 '국경을 넘어 해외 사업장에서 특정한 기간 동안 거주하며 근무하는 직원'이라 정의한다.
" 국내와 해외 HRM의 분명한 차이점 중 하나는 직원들이 국경을 넘어 국제 기업의 해외 사업장 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게 된다는 점이며, 이러한 직원들을 전통적으로 '주재원'이라고 불렀습니다. 주재원은 외국에서 일시적으로 거주하며 근무하는 직원을 말합니다"
"One obvious difference between domestic and international HRM is that staff are moved across national boundaries into various roles within the international firm’s foreign operations – these employees have traditionally been called ‘expatriates’. An expatriate is an employee who is working and temporarily residing in a foreign country.
*출처 : Peter J. Dowling, Marion Festing and Allen D. Engle, Sr. <International Human Resource Management 6th Edition>, CHAPTER 1 INTRODUCTION - What is an expatriate?
다만 내가 생각한 주재원의 정의와 차이가 있다면 주재원이 반드시 본사 출신일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IHRM에서는 자신이 속한 조직과 상관없이 국경을 넘어 일하는 모든 사람을 주재원이라고 한다. 이런 정의에서는 본사 출신도 주재원이 될 수 있지만 해외 법인 직원도 주재원이 될 수 있다. 내가 생각한 주재원의 정의는 한국 본사 중심의 협소한 개념의 주재원이다. 반면 IHRM에서 말하는 주재원은 정말 전 세계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인원의 수평적 이동을 염두에 둔 광의의 주재원 개념이다. 다음 챕터에서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다.
2. 글로벌 기업의 직원 유형과 주재원 운영
국내 기준으로 생각하면 본사에서 일하는, 본사가 위치한 국가의 국적의 직원만 존재한다. 하지만 만약 여러 국가에서 회사가 있는 글로벌 회사라면 직원의 유형이 더 다양해질 수 있다. 책에서는 글로벌 회사에 3가지 유형의 직원이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 Parent-country nationals (PCNs) : 본사 인력
- Host-country nationals (HCNs) : 현지 채용 인력
- Third-country nationals (TCNs) : 제3국 출신 인력
실제 국내 대기업이 인력을 운영하는 형태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다. 예를 들어 삼성은 서울에서는 한국 국적의 직원(PCNs)을 채용한다. 미국 법인에서 일할 사람을 뽑을 때는 미국 국적 직원(HCNs)을 채용한다. 멕시코 법인에서 일할 사람을 뽑을 때는 필요하다면 미국 국적의 직원(TCNs)을 채용할 수도 있다.(이렇게 되면 문화적 동질성을 위해 미국 국적을 지닌 히스패닉 계열 사람을 채용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여기서 잠깐 퀴즈. 3가지 직원 유형 중 주재원은 어떤 유형에서 운영할 수 있을까.
- PCNs만 주재원이 될 수 있다.
- PCNs, HCNs, TCNs, 모두 주재원이 될 수 있다.
정답은 2번, 세 가지 유형 모두 주재원이 될 수 있다. 한국 본사에 근무하는 직원(PCNs)이 해외 법인에서 근무할 수도 있지만 현지 해외 법인에서 채용한 현지 직원(HCNs)이 한국 본사에서 일할 수도 있다.(역주재원, 역모빌리티 사례) 멕시코 법인에서 일하는 미국 국적의 직원(TCNs)이 특정 프로젝트를 위해 미국 법인으로 파견 갈 수도 있다. 본사에서 해외로 나가는 것 외에도, 역으로 해외 법인에서 본사로 근무지를 바꾸거나 혹은 해외 법인에서 또 다른 해외법인으로 파견 가는 경우도 모두 주재원이 될 수 있다. (하단 그림 참조)

그렇다면 왜 이런 직원 유형 구분이 필요할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쉬운 예는 보상 패키지 책정 때문이다. 주재원으로 다른 국가에 파견을 가면 보통 해외주재수당을 받는다. 여기서 문제는 수당을 어떻게 책정할 것인가이다. 해외기업들이 많이 사용한다고 알려진 '본국 급여 밸런스 접근법'에 의하면 본국 급여 중 생계비 명목으로 사용되는 금액만큼을 파견국의 물가 수준을 고려해 보전해 주는 방법을 취하게 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보다 물가 수준이 높은 국가로 파견을 가면 본국 급여 외에 추가 금액을 지급하고, 물가가 더 낮은 국가로 가면 지급하지 않는 방식이다. (물론 현실은 해외주재수당 안에 생계수당 말고도 하드십, 파견 프리미엄 등을 더 얹어준다. 자세한 건 나중에 주재원 보상을 이야기할 일이 있을 때 더 자세히 다뤄보겠다) 이처럼 내가 원래 어느 국가의 법인에 채용되어서 또 어느 타국가의 법인으로 파견 가는지에 따라 보상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직원의 국적'을 기준으로 하는 직원 유형에 대한 이해가 기본적인 필요하다.
지금까지 기본적인 해외주재원의 정의와 유형을 살펴봤다. 앞으로는 해외주재원의 역할, 보상 정책, 운영 방식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이번에는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기를 기대하며🔥
*참고자료
1. Peter J. Dowling, Marion Festing and Allen D. Engle, Sr. <International Human Resource Management 6th Edition>, CHAPTER 1 INTRODUCTION - What is an expatriate?
2. Mercer, <글로벌 정책조사 기반 해외주재원보상 비용합리화 방안>, 201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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