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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가 뭐길래

조직문화 개선, 어떻게 해야 할까?

by easyahn 2020. 8. 2.

요즘의 고민은 조직문화를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까이다. 조직문화 담당자 입장에서 조직문화 변화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무엇일까를 고민한다.  짧게나마 고민한 결과를 글로 정리해본다.

 

‘변화관리 프로세스'를 밟으면 조직문화가 개선될까?

 

조직문화 개선과 관련해 처음으로 생각난 키워드는 ‘변화관리(Change Management)’다. 조직 차원의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할 때, 이를 성공적으로 조직 내 정착시키기 위한 일련의 프로세스를 의미하는 단어다. '조직문화 혁신'이나 '전사적인 시스템 개편(ERP 신규도입)' 같은 이벤트가 있을 때 함께 언급된다. 조직문화 개선과 변화관리의 의미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변화관리 방법론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았다.      

 

LG 경제연구원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 "Change Management">(2017, 강진구)을 읽었다. 눈에 띄었던 건 존 코터의 변화관리 8단계 프로세스다. 존 코터의 변화관리 프로세스가 눈에 들어온 건 별다른 이유 없다. 그냥 딱 봤을 때 있어 보였다. 왜 이런 프로세스 알면 괜히 전문성 있는 것 같고 그러지 않나. 왠지 체계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어디가서 아는 척 하기도 좋다) 알고 보니 한때 꽤 유명했던 방법론이었다.  

 

이미지 출처 월간인재경영 152호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 ‘Change Management’>

그런데 정말 이런 프로세스를 순서대로 밟으면 내가 원하는 조직문화 변화가 가능할까? 내가 저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실무자라고 생각하면 8단계 중에 무엇 하나 제대로 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과연 저 8단계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기업이 있기는 할까? 만약 8단계를 수행해서 변화에 성공한 기업이 있다고 해도 과연 프로세스의 힘일까 아니면 그걸 추진한 리더의 힘일까?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았다.      

 

조직문화 개선은 순차적이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김성준님의 <조직문화 통찰>을 통해 존 코터식의 변화관리 프로세스는 전형적인 서구식의 직선적 사고방식이라는 걸 알았다. 문제가 있다면 그걸 쪼개고 나누어서 순차적으로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방식이다. 어찌보면 굉장히 합리적으로 보이는 방식이다. 

 

그런데 세상 일이 무 자르듯 단번에 해결되는게 아니다. 사실은 8가지 단계 외에도 무수히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한다. 조직내 정치공학일 수도 있고, 사람간의 관계일 수도 있다.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현실세계에서 엄연히 작동하는 것들이 사실은 조직문화를 바꾸는데 더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조직문화 개선은 복합적인 작업이다. 김성준님은 조직문화 개선은 에드거 샤인이 말하는 3가지 층위(기본가정, 표방하는 신념과 가치, 인공물)를 함께 고려해서 진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계획중인 일 중에 보고문화 개선이 있다. 종이를 출력해서 직접 대면해서 보고하던 문화를 비대면, 이메일을 활용한 보고문화로 바꾸려고 생각하고 있다. 진짜 보고문화가 바뀌고 정착하려면 눈에 보이는 현상(출력물 보고->이메일 보고)을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기본가정의 변화도 동반되어야 한다. 

 

(기존 대면보고 중심의 보고문화는 우리회사의 일하는 방식이 계획 중심으로 이뤄지고 상급자가 모든 정보를 통제하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다. 보고문화가 변하려면 계획 중심에서 실행중심으로, 통제에서 위임으로의 가치관 변화가 함께 있어야 한다)

 

이런 기본가정 변화에 대한 공감대 없이 현상만 바꾸었다가는 힘들게 바꾼 제도가 정착하지 못하고 결국에는 원상복구될 가능성이 높다. 조직문화 개선은 한가지 층위만 공략해서는 변화를 만들기 쉽지 않다. 순차적이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하나가 아니라 동시에 여러가지를 공략해야 한다.  

    

조직문화 개선은 머리부터 공략하자

 

슬프지만 조직문화 팀만의 힘으로는 절대 회사 전체의 조직문화를 바꿀 수 없다. 조직문화는 회사의 리더가 만들고, 리더의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와튼스쿨에서 리더십과 조직문화 변화를 연구한 그레고리 세어 박사는 "변화는 리드 독(Lead dog, 우두머리 개)이 이끈다"라고 했다. 나는 조직문화 부서에서 해야할 일은 결국 설득이라고 생각한다. 조직문화 개선 방향에 대해 리더를 설득해야 한다. "현재 우리 조직문화에는 이런 문제가 있고, 이걸 이렇게 바꿔야 합니다"라고. 그렇다면 리더를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다음 글에서 최근에 읽은 <어댑티브 리더십>의 내용을 중심으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소개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