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라는 주제 자체가 방대하다 보니 조직문화 담당자의 일도 다양합니다. 어디에 초점을 맞추는가에 따라 일의 성격이 확확 달라집니다. 회사, 조직문화 팀의 상황에 따라 이벤트/사내 커뮤니케이션/조직개발/리더십 교육/일하는 프로세스 개선 등등 다양한 일을 합니다.
저도 팀에 있으면서 이것저것 다양한 일을 해봤는데요. 일을 하면서 들었던 의문은 ‘도대체 조직문화 담당자의 일이 뭐지?’였습니다. 가까운 옆동네인 HRM 분야는 비교적 업무 영역이 체계화되어서 분야별 담당자가 있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채용 담당, 보상 담당, 평가 담당 이런식으로요. 그런데 조직문화는 분화되지 않고 통짜로 그냥 조직문화 담당입니다. 상대적으로 ‘조직문화 담당’이라는 직무가 생겨난 역사가 짧다 보니 그런 것 아닐까 혼자서 추측할 뿐입니다.
너무나 광범위한 조직문화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무 관점에서 일을 한다면 어떤 일을 꼭 해야 할까?’를 고민해봤습니다. 제가 꼽은 대략의 키워드는 이렇습니다.
기준 수립, 채용, 리더십, 지속적인 개선, 공유, 교육
좀 더 풀어서 설명하면
1. 우리 조직이 지켜야 하는 문화적 기준을 세운다.
2. 수립된 문화적 기준에 맞는 사람을 채용한다.
3. 문화적 기준에 맞춰 리더들이 행동한다.
4. 문제 발굴-개선 프로세스를 반복한다.(ex. 회고 제도)
5. 구성원 모두가 조직이 지향하는 문화를 알 수 있게 공유한다(ex. 이야기, 의례)
6. 지속가능한 조직을 위해 구성원이 성장할 수 있는 제도를 설계한다.
대략 6가지 일을 지속적으로 돌릴 수 있다면, 다른 HR제도와 연계가 되어있다는 전제 하에, 그래도 원하는 방향으로 문화가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저만의 생각이고 가설이긴 합니다.
그래서 제 책의 3부에 6가지 키워드(기준 수립, 채용, 리더십, 지속적인 개선, 공유, 교육)에 해당하는 업무를 소개했습니다. 3부를 쓸 때 문제점은 제가 6가지 일을 모두 해본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고민 끝에 주제별로 각각의 업무를 해본 다른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업무별로 평소에 눈여겨보고 있던(마음속으로 리스펙하고 있던) 담당자분들에게 연락을 돌렸고, 다들 흔쾌히 참여해주셨습니다. 덕분에 좀 더 책의 구성이 풍성해질 수 있었습니다.
조직문화 일에 어떻게 제가 꼽은 6가지 일만 있겠습니까. 조직의 성장 단계, 인력 구성, 업의 특성에 따라 주되게 해야 하는 일이 달라집니다. 조직문화 일을 정의하는 건 어쩌면 불가능한 것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조직문화 담당자의 일'을 정의하려면 어떤 일을 했을 때 조직문화가 나아진다는 연관성이 확실해야 하는데, 조직문화는 복합적인 결과물이다 보니 딱 하나의 일만 한다고 확확 변하지 않더라고요.
솔직히 말하면 조직문화 담당자가 통상적으로 하는 일보다 '인력의 대규모 유입 or 유출', '새로운 리더십의 등장', '산업의 구조적인 변화' 같은 변수들이 조직문화 변화에 더 큰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정의해보고 싶었습니다. 이 직무를 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대략의 체계도 잡혀 있지 않다는 건 슬프니까요. 제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이제 막 업무를 시작하는 다른 담당자분들이 또 겪을 필요는 없기도 하고요. 제가 어설프게나마 쌓은 주춧돌을 딛고 다른 실무자분들은 더 빠르고 쉽게 앞으로 나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추신 : 제가 쌓은 주춧돌은 여기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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