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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골> 리뷰 : 진짜 허비를 찾아서

easyahn 2021. 2. 14. 14:07

 

1. 문제 해결의 기본은 문제 정의 

 

유통업계에서 컨설턴트 출신들이 잘 나간다는 기사를 읽었다.(컨설턴트 대표·임원 모시는 유통家… “코로나 불황에 브레인 찾습니다”, 조선비즈, 20.12) 기사를 읽으면서 왜 컨설턴트 출신들이 잘되는 걸까 궁금해졌다. 

 

컨설턴트의 일이라는 게 결국은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방안을 찾는 '문제 해결 과정' 아닐까 생각했다.(컨설팅 업계를 잘 모르지만) 경영이라는 것도 결국 대내외 다양한 영역의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고, 당연히 반복적으로 문제 해결 과정을 연습해 본 컨설턴트들이 잘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생각했다.   

 

그렇다면 문제해결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은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파악하는 '문제 정의'를 해야 한다. 말은 간단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 문제가 아닌 것을 문제라고 하거나, 급하지 않은 문제를 먼저 해결하려고 하거나... 문제 정의를 두고도 다양한 상황이 벌어진다.    

 

확실한 건 화살을 쏘아서 맞추려면 가장 먼저 과녁부터 설정해야 한다. 과녁 없이는 화살을 아무리 쏘아봐야 맞출 수 없다.

 

 

2. 허비를 찾아서

 

<더 골>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찾아내는 것이다. 책 내용에 따르면 생산공정에 병목을 만들어내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병목 자원이 발생하면 종속 현상이 발생해서 줄줄이 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결국은 전체적인 생산성이 떨어진다.   

 

책에서는 이걸 보이스카웃 소년들의 산행으로 표현한다. 주인공은 정해진 목적지까지 수십명의 보이스카웃 단원을 이끌고 도착해야 한다. 그런데 영 속도가 나질 않는다. 알고 보니 대열의 중간에 위치한 허비라는 소년의 속도가 늦어져서 그 뒤에 따라오는 소년들의 속도까지 줄줄이 늦어지고 있었다. 허비가 바로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병목현상의 원인이었다. 

 

주인공은 허비의 가방에 든 짐을 다른 소년들이 나눠서 들게 해서 허비의 보행 속도를 높인다. 그런 다음 허비를 대열의 가장 앞에 배치해서 대열의 기준으로 만든다. 주인공은 허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한다. 책에서는 보이스카웃 소년들의 일화를 통해 문제를 찾아내고 자원의 재배치를 통해 병목 자원을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3. 조직문화 상의 허비는 무엇인가? 

 

책을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내가 회사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 허비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담당 직무가 조직문화이니 범위를 조직문화로 한정해서 생각해 보면,

 

1. 조직문화는 기업의 생존을 위한 것이어야 하며, 경영 전략과 발맞춰야 한다

2. 국내 시장은 성장이 정체되었고 미래 먹거리는 글로벌 시장 공략에 달렸다

3. 경영진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외치지만 직원들은 여전히 국내 시장 중심으로 사고한다. 국내 시장 중심 사고란 익숙함, 안정적, 현상유지 등을 뜻한다. 

4. 어떻게 글로벌 시장 중심으로 사고하는 문화를 만들 것인가. 여기서 말하는 글로벌 시장 중심 사고란 낯선 영역에 대한 도전, 성장, 발전 등을 말한다. 

 

일단 이렇게 적었지만 여전히 고민이 되는 포인트가 있다. 국내 중심 사고방식의 글로벌 중심 사고방식으로의 전환이 진짜 허비가 맞는가? 맞다면 일단 저게 문제라는 사실을 조직 내에서 인식은 하고 있는가? 해결하기 위한 조직 내 우선순위의 재배치는 가능한가? 이에 따라 우리 팀의 업무 조정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책을 읽다 보니 고민거리만 한가득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