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기록&회고

2020년 회고 : Upgrade 2020

easyahn 2020. 12. 19. 17:11

 

2020년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성장의 해였다. 회사를 다니고, 일을 하면서 자신 있게 1년 동안 성장했다고 말할 수 있는 해는 2020년이 처음이다.

 

성장했다고 느끼는 건 올해들어 생긴 몇 가지 변화 때문이다. 변화에 관해 간단히 적어보자면,

 

1. 내 힘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했다고 말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생겼다.

2020년은 조직문화 진단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고생한 만큼 배운 것도 많았던 프로젝트. 왜 도전적인 업무를 해야만 성장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2. 내가 맡고 있는 일(조직문화)의 다양한 영역에 관한 '의견'이 생겼다. 

내가 지금 하고 있거나, 해야 할 일에 관해서 의견을 가지게 되었다. 그 말은 각 주제별로 손톱만한 지식이라도 있다는 이야기다. 의견이 생기려면 일단 뭐라도 알아야 하니까. 지금 내가 맡고 있는 일을 이해하는 폭이 작년보다는 넓고 깊어졌다.(물론 그래봤자 아직 쪼렙이다)   

 

3. 일을 할 때 어느 쪽으로 가야하는지에 대한 '감'이 조금은 생겼다.  

감도 못잡는 것과 감이라도 잡는 건 엄청난 차이라는 걸 올해 느끼고 있다. 감만 잡으면 자세한 내용은 찾거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된다. 검색만 하면 내용을 쉽게 알 수 있는데, 정작 검색어를 몰라서 내용을 못 찾는 것과 같은 이치.    

 

이런 변화가 생긴 건 내가 맡고 있는 일, 조직문화에 대한 관심도가 작년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올해는 책을 사도 조직문화 관련된 책만 사고, 회사 내에서 다른 부서 동료들과 점심을 먹어도 대화 주제가 기승전조직문화였다. (회사 내 모든 현상을 조직문화 관점에서 해석 가능합니다,라고 농담처럼 말했다) 쉽게 말해 조직문화에 '꽂혀' 있었다. 

 

관심도가 높아진 건 조직문화 담당이라는 직무를 '내 일'로 받아들인 다음부터였다. 회사에서 시키니까 한다는 수준이 아니라 진심으로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일했다. 퇴근 후에도 당장 하고있는 실무를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그렇게 했다.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니까, '더 잘하고 싶다'는 욕망이 나를 움직였다. 여기저기 쫓아다니고, 이 사람 저 사람 붙잡고 물어보고, 혼자서 이것저것 찾아보며 한 해를 보냈다. 

 

내년에도 올해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싶다. 내년에 해보고 싶은 일들을 요약해보면.

 

1. 경험 : 실무에서 작더라도 확실한 성공경험 만들기

올해 조직문화 진단 이후로 계속 추진하고 있는 일이 있다. 생각보다 진행이 늦어져서 내년에야 결실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걸 통해 조직문화의 정말 작은 영역이라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후에도 내가 하는 일을 통해 우리 조직의 문화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는 성공경험을 쌓고 싶다.

 

2. 지식 : 나만의 언어로 조직문화 관련 주제들을 블로그에 정리하기

단순히 읽는 것만으로는 머릿속에 오래 남지 않는다. 나만의 언어로 정리한 다음 직접 쓰는 작업까지 완료해야 그나마 기억에 오래 남는다. 이렇게 쌓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개똥철학이라도 나만의 이론으로 정리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3. 스킬 : 데이터 분석능력 갖추기 

데이터만이 가지는 설득의 힘을 이번 진단을 통해 알게 되었다. 특히 경영진은 숫자에 익숙하기 때문에 숫자로 하는 설득이 잘먹힌다. 조직문화 업무의 파트너는 경영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들을 설득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데이터 분석 능력을 키우면 할 수 있는 업무의 폭이 더 넓어지지 않을까. 실무적으로도 데이터 분석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직문화 진단을 하려니 힘이 많이 들었다. 내후년에 있을 진단을 대비해서라도 미리 키워둘 필요가 있다.  

 

여러 가지로 기억에 남는 2020년이 저물어 간다. 2021년에는 조금 더 유능하고 정확하게 내 일을 잘할 수 있기를.  

 

 

P.S 부제는 쇼미9 스윙스의 'Upgrade 2020' 에서 따왔다.